설계 판단
손가락으로 화면을 긁는 사람을 막는 설계
단순 타임어택은 여러 손가락으로 난타하면 뚫린다. 페널티를 시간에 더해 기록 자체를 무의미하게 만들었다.
타임어택의 구멍
1부터 25까지 순서대로 눌러 시간을 재는 게임을 만들 때 바로 보이는 구멍이 있습니다.손가락 여러 개로 화면을 마구 긁으면 언젠가는 맞는 알을 누르게 됩니다. 정확히 찾아 누른 사람과 난타한 사람의 기록이 비슷해지면 순위표가 의미를 잃습니다.
터치 디바이스에서는 특히 쉽습니다. 다섯 손가락을 펼쳐 문지르면 화면 대부분을 동시에 훑을 수 있습니다.
막는 게 아니라 손해가 되게
난타를 기술적으로 차단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동시 터치 수를 제한한다거나, 짧은 간격의 연속 입력을 무시한다거나. 하지만 이런 방식은 정상 플레이도 같이 막습니다. 빠른 사람은 실제로 빠르게 연타하니까요.
그래서 방향을 바꿨습니다. 난타를 막는 대신 난타로 얻은 기록이 나쁘게 나오도록 했습니다. 빈 공간이나 잘못된 번호를 누를 때마다 페널티를 줍니다.
- +500ms 시간 가산 — 기록에 그대로 더해집니다
- 콤보 초기화 — 쌓아 둔 연속 정답이 날아갑니다
- 200ms 화면 흔들림 — 틀렸다는 걸 즉시 알려 줍니다
핵심은 첫 번째입니다. 페널티가 측정 대상인 시간 자체에 더해지므로, 난타할수록 기록이 나빠집니다. 25개를 맞히려고 100번 긁으면 75번의 오터치가 37.5초로 쌓입니다. 정확히 눌러 20초에 끝낸 사람을 이길 방법이 없습니다.
피드백은 즉시, 그리고 짧게
화면 흔들림을 200ms로 잡은 데도 이유가 있습니다. 틀렸다는 신호는 분명해야 하지만, 길면 다음 조작을 방해합니다. 타임어택에서 200ms는 체감되면서도 흐름을 끊지 않는 길이였습니다.
콤보 초기화는 페널티 중 유일하게 기록에 직접 반영되지 않는 항목입니다. 대신 심리적으로 작동합니다. 쌓아 온 것을 잃는 감각이 조심하게 만듭니다. 시간 가산이 결과를 다루고 콤보가 과정을 다루는 셈입니다.
설계 원칙으로 정리하면
어뷰징을 다룰 때 선택지는 대체로 둘입니다. 불가능하게 만들거나, 이득이 없게 만들거나.전자는 구현이 복잡하고 정상 사용자를 오인할 위험이 있습니다. 후자는 규칙 한 줄로 끝나고, 오인해도 손해가 작습니다.
이 게임에서는 후자를 골랐고, 그 판단이 맞았다고 봅니다. 난타를 감지하는 코드는 한 줄도 없습니다. 오터치에 페널티를 붙였을 뿐인데 난타라는 전략 자체가 성립하지 않게 됐습니다.